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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정보_리뷰

연애 이별 리뷰

전자제품 리뷰를 할려고 만든 게시판인데.

일기장에 하루 감정들을 쏟아 내어도. 이게 프라이빗하다고 생각하니. 맞는지 틀린지 고민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여기다가 한번... 아무도 보지 않겠지만...


헤어졌다.

1년하고 반년을 더 만나고 헤어졌다.

중간 중간에 힘든 적도 많았지만, 우리가 헤어질 거라고 1도 생각 못해봤는데. 우리도 결국 어느 평범한 연인들처럼 헤어졌다.

한달 동안 헤어지고 다시 붙고를 반복하면서 헤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감정 때문도 아니고. 너의 감정을 내가 알고 있기 때문도 아니었다.

우리 사이에 신뢰라는 글자가 깨지고 있었고, 깨진 틈 사이로 이별이라는 글자가 드리우고 있었다.


사랑한 크기에 비례해서 힘들다. 그동안도 힘든 것은 기억조차 나지 않을만큼 힘들다.

나이 서른을 넘기고도, 이런 이별에 익숙해져 있지 않다는게 한편으로 원망스럽지만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늦게나마 사랑을 했다는 사실이 감사하기도 하다.

내 인생은 영화같길 바랬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어쩔 수 없는 위기를 겪다가도 결국에 해피엔딩이길 원했다.

하지만 내 인생 영화는 혼자 찍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녀는 그녀의 해피엔딩 영화를 찍는 중이고, 나는 그 주인공이 아닌 과정일 뿐이었다.

그러니까. 나도 내 인생의 영화에서 여주인공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사실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한다.


사진을 지웠다. 내가 아닌 우리의 추억이었다.

사실 못 지웠다. 모두 고이고이 보이지 않는 곳에 묻어 두었다. 우리의 추억으로써가 아니라 나의 추억으로써 남겨두었다.

정말 지우려고 했었다.

인스타도 끊고. 페이스북도 끊고. 공유 캘린더도 끊고. 공유 사진첩도 모두 끊었다.

근데 사진을 지울 수가 없었다.

사진에 웃는 모습이, 나를 보고 웃어주는 사진을 보고, 지우고 싶지 않았다.

이별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해서가 아니다. 그냥 내 걸어온 인생에서 모든 감정들을 쏟은 그 시간을 지우면 내가 지워질 것만 같았다.


처음부터 하나하나가 기억이 난다.

어디서 우리 처음 만났었는지. 그 때 내가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하지만 어느 중간쯤부터 우리는 싸우기 시작했고. 내 감정은 오롯이 사랑을 표현하기보다 내 자존심을 세우는데 쓰였다. 

아마도 그 때가 우리에게 이별이란 단어가 처음 떠오른 시기였을게다.


그녀도 말하지 않았고. 나도 말하지 않았다.

이별이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 두려워, 나를 낮추고 싶지 않았다.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우리가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이 우리의 이별을 키웠다.

그 때 왜, 프라이빗한 소수의 친구를 제외한 다른 이들에게 내 존재를 얘기 해주지 않냐고 섭섭함을 말 했더라면

그 섭섭함이 불만이 되어 너를 찌르는 일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모두 다 내가 게을러 내 자존감을 키우지 않은 탓이다.


나는 다시 한번 잡고 싶지만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 했다. 우리의 신뢰가 깨졌지만, 마지막 내가 너에게 하는 약속은 지키겠다. 지켜야겠다. 지켜야지.


너와 지내며 느꼈던 그 설렘을 다시 느끼고 싶어 연애를 다시 시작하고 싶은데

새로운 사람으로 너가 잊혀질까봐 그게 싫어서 한동안은 사람도 못만나겠다 생각이 들었다.

그냥 친구들이나 만나야지.


진짜 좋은 사람 만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잊혀져서 내가 준 상처도 아물었으면 좋겠다.

이게 내 진심인지... 모르겠지만... 그러라고 말해주고 싶다.